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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 (Snow White) – 마크 웹 감독의 파격적 재해석과 흥행·논란의 이중주

movielike 2025. 6. 30.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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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 (Snow White) – 마크 웹 감독의 파격적 재해석과 흥행·논란의 이중주

작품 개관과 제작 배경

2025년 3월 21일 전 세계 동시 개봉한 실사 영화 <백설공주>는 1937년 원작 애니메이션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뮤지컬 판타지 영화입니다. 500일의 썸머어메이징 스파이더맨으로 감성을 입증한 마크 웹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제작비만 2억7천만 달러 이상 투입된 디즈니 최대 규모 프로젝트 중 하나로 알려졌습니다. 주인공 백설공주 역에는 라틴계 배우 레이첼 지글러가, 사악한 여왕 역에는 이스라엘 출신 배우 갤 가돗이 캐스팅돼 초기 단계부터 PC·정치 논쟁이 가열됐습니다. 음악은 라라랜드·위대한 쇼맨 듀오 벤지 파섹 & 저스틴 폴이 담당해 7곡의 신규 넘버를 포함한 뮤지컬적 색채를 강화했습니다.

줄거리와 캐릭터 재해석

영화는 ‘눈처럼 하얀 피부의 공주’ 서사를 과감히 비틀어, 혹독한 겨울밤 태어나 강인함을 내면화한 소녀가 폭정에 맞서 왕국을 되찾는 성장 서사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왕자의 키스 대신 스스로 깨어나는 공주라는 서사를 채택해 21세기형 능동적 여성 리더로 백설공주를 재창조했습니다. 일곱 난쟁이는 다양한 인종·체형 배우와 모션캡처 CG를 혼합한 ‘일곱 광부’로 대체돼 교훈적 동료이자 광부 길드 리더로 그려집니다. 사악한 여왕 힐데가르드(갤 가돗)는 미모 집착형 악역에서 왕국 재화를 독점하려는 포퓰리스트 군주로 변주돼, 외모 경쟁이 아닌 가치관 충돌로 갈등 축이 이동했습니다.

연출·기술적 완성도

웹 감독은 영국 파인우드 메가셋과 캐나다 온타리오 로케이션을 병행해 고전 동화를 현실감과 몽환적 색감을 동시에 구현했습니다. 최신 퍼포먼스 캡처·퍼펫·풀 CGI가 결합된 동물·숲 배경은 1,700여 명 VFX 인력이 20개월간 작업한 결과물로, 숲속 동물의 눈동자 반사광·모피 질감까지 사실적으로 표현했습니다. IMAX 1.90:1 카메라와 풀 LED 볼륨 월을 활용해 배우·CGI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시각적 깊이를 확보했으며, 97인조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라이브 녹음이 웅장함을 더했습니다. 다만 트레일러 공개 당시 ‘과도한 CG’ 비판이 일었고, 실제 본편 역시 일부 장면에서 CG 합성이 부자연스럽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흥행 성적과 비평 반응

개봉 첫 주말 <백설공주>는 북미 4,221만 달러·글로벌 8,730만 달러를 기록하며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습니다. 손익분기점이 7억 달러에 달해 극장 수익만으로 회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IMDb 평점은 2점대, 왓챠피디아 사용자 평점 1.6으로 혹평이 이어졌고, 로튼토마토에서는 평론가 42%·관객 39%를 기록했습니다. 한국 시장에서도 첫 주 9만 명 관객, 최종 19만 명에 그쳐 디즈니 실사 라인업 중 최저 흥행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논란의 핵심 – 캐스팅·각색·정치성

1) 캐스팅 이슈 – ‘눈처럼 하얀(Snow White)’ 원형과 상충하는 라틴계 배우 기용이 ‘원작 훼손’ 논란으로 번졌으며, 왜소증 배우 배제 논란까지 겹쳤습니다.
2) 주연·악역 배우의 SNS 발언 – 지글러의 팔레스타인 지지·왕자 캐릭터 비하 발언, 가돗의 친이스라엘 행보가 동시에 거론되며 극단적 보이콧·해시태그 시위가 확산됐습니다.
3) DEI 피로감 – 일부 관객은 ‘디즈니가 각본보다 다양성 슬로건을 우선시했다’고 비판했고, 반대 측은 ‘주류 동화 속 백인 공주 고정관념을 깬 진전’이라 옹호하며 양극화된 반응을 보였습니다.

사회·문화적 의미

영화는 ‘하얀 피부’ 상징을 탈색해 ‘내면의 빛’을 강조하고, 스스로 길을 선택하는 주체적 공주를 제시해 전통적 구원 서사를 해체했습니다. 이는 다문화·포용성 담론에 기여하지만, 동시에 ‘정치적 올바름’이 과하면 서사의 필연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교훈도 남겼습니다. 1937년 애니메이션 이후 88년 만의 리메이크가 동시대 관객에게 무엇을 줄 것인가라는 질문에, 영화는 ‘정치·정체성 논쟁 속 새 기준’이라는 복합적 답을 던졌습니다.

결론 및 총평

<백설공주>는 기술·음악·비주얼 면에서 디즈니표 판타지 뮤지컬의 정수를 보여주었으나, 서사·캐스팅 논란이 흥행 발목을 잡은 작품입니다. 마크 웹 감독의 섬세한 감성, 파섹&폴의 귀를 사로잡는 넘버, 갤 가돗의 카리스마는 분명 빛났습니다. 그러나 원작 향수와 새로운 가치 사이 균형을 잃은 각색, 과도한 메시지 표출, 논쟁성 마케팅 부재가 대중에게 ‘감동보다 피로’를 안겼습니다. 동화를 넘어선 현대적 의미는 남겼지만, 흥행·평단·팬덤의 세 박자를 고루 만족시키기엔 한계가 뚜렷했습니다. PC 논란을 넘어 진정성 있는 재해석이 뒷받침될 때만이 고전 명작 실사화가 진가를 발휘할 것임을 시사한 사례입니다.